“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가치투자자가 ESG 투자를 꺼린 이유는 뭘까?” 워런 버핏의 은퇴 선언은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수익률 중심의 고전적 투자 철학이 ESG라는 새로운 흐름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변화의 순간에, 우리는 어떤 투자 기준을 따라야 할까요?
워런 버핏, 전설의 퇴장과 시장의 반응
2025년, 투자계의 살아 있는 전설 워런 버핏이 마침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비보험 부문 부회장인 그레그 에이블을 후계자로 지명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버핏이 은퇴 후에도 약 14%에 달하는 버크셔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이는 그의 경영 철학에 대한 자신감이자, 후계자에 대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60년간 연평균 19.9%, 버핏 투자 철학의 핵심은?
버핏의 투자 전략은 단순하지만 강력했습니다.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 보유하라’는 철칙을 기반으로 그는 1965년부터 2024년까지 60년간 연평균 19.9%라는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 지수의 10.4%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 철학은 철저히 재무적 가치 중심이었습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ESG 투자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버핏은 왜 ESG 투자에 반대했을까?
버핏은 ESG에 대해 일관되게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2023년 주주총회에서는 기후변화, 탄소배출량, 정보공개 등 6개의 ESG 관련 주주 제안을 모두 반대했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그건 주주의 몫이지, 경영진의 정치가 아니다.”
그는 ESG가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기후공시 의무화 방침에도 반대했습니다. 비용 부담과 경영 간섭을 우려한 것입니다.
버핏의 기부는 ESG와 다른가?
흥미로운 점은, 그의 개인 철학은 사회적 책임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버핏은 2006년 자신의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현재까지 약 580억 달러 이상을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그는 자산의 대부분이 “사회가 만들어준 기회 덕분”이라며, 이를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자발적 기부'와 '강제적 투자 기준'을 구분하는 그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SG 투자, 버핏 이후의 시대를 위한 교훈
ESG 투자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기업 생존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핏의 사례는 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투자 본질을 잊지 말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하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ESG라는 이름 아래 자본의 흐름이 도덕성과 정치성으로 흐를 때, ‘실제 수익과 기업의 본질’을 기준 삼는 투자자의 태도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 은퇴, 투자자의 전환점
워런 버핏의 은퇴는 단지 한 명의 CEO 교체가 아니라 ‘투자 철학의 한 시대’가 마무리되는 선언입니다. ESG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서, 우리는 그의 철학을 온전히 부정할 필요도, 무작정 받아들일 이유도 없습니다. 진정한 투자는 수익률을 넘어서, 철학과 신념, 그리고 시장과의 균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그는 마지막까지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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